시평론(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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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을 부러워한 나무의 고백, 이효범의 가을꽃
가을꽃 이효범 (2022 시민공모작) 가을엔 나무가 길이 그리고 싶어 단풍이 든다 봄여름 아름다웠던 꽃들이 부러워 가을엔 나무도 꽃이 된다. [시 제목] 가을꽃 [작가명] 이효범 [발표 연도] 2022 (시민공모작)1) 내용적 맥락 분석 이효범의 가을꽃은 계절의 변화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나무의 심상을 다룹니다. 시인은 가을을 맞이하는 나무가 단풍을 통해 스스로 꽃처럼 변하는 과정을 표현하며, 가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합니다. 이는 자연 속 존재들이 서로 연대하며 피어나는 상호 의존성과 생의 아름다움을 암시하고 있으며, 나무 또한 봄과 여름의 '꽃들'에 비해 결코 덜 아름답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단풍을 단순한 색 변화가 아닌 꽃처럼 피어나는 아름다움으로 해석하는 창의적인 시선..
2024.12.03 -
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하는 고요: 최홍윤의 12월의 시
12월의 시 최 홍 윤 바람이 부네 살아 있음이 고맙고 더 오래 살아야겠네 나이가 들어 할 일은 많은데 짧은 해로 초조해지다 긴긴밤에 회안이 깊네 나목도 다 버리며 겨울의 하얀 눈을 기다리고 푸른 솔은 계절을 *잊고 한결같이 바람을 맞는데 살아 움직이는 것만 숨죽이며 종종 걸음치네 세월 비집고 바람에 타다 버릴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데 시간은 언제나 내 마음의 여울목 세월이여 이제 한결같은 삶이게 하소서 ----------------------------------------------- [시 제목] 12월의 시 [작가명] 최홍윤 [발표 연도] 미상 1) 내용적 맥락 분석 최홍윤의 *"12월의 시"*는 삶의 무상함과 시간의 흐름을 통해 느껴지는 내적 성찰을 다루고 있습니..
2024.12.01 -
잃어버린 봄: 팬데믹이 남긴 슬픈 계절_나숙자의 『봄이 슬프다』
봄이 슬프다 나숙자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질까 멀리 더 멀리 너와의 거리도 꽃과의 거리도 가까이 가까이는 안됨 햇살도 바람도 부드럽고 세상은 반갑기만 한데 코로나로 잃어버린 시간 봄눈에 눈물이 고여 봄이 슬프다 ----------------------------- [봄이 슬프다][나숙자_발표 연도 미상] 1) 내용적 맥락 분석 이 시는 봄이라는 계절의 밝고 생명력이 넘치는 분위기와 그 안에 존재하는 슬픔을 대비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생겨버린 상황에서, 사람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거리감 역시 강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잃어버린 시간’이라는 구절은 팬데믹으로 인한 상실감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며, 시인은 멀어져 간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더불어 잃어버린 일상..
2024.11.29 -
숨과 숨이 만나는 곳에서, 허유미 시의 감성적 깊이 『비양도』
허유미 비양도 -------------------------------- [시 제목] 비양도 [작가명] 허유미 [발표 연도] 미상 1) 내용적 맥락 분석 허유미의 시 비양도는 만남과 관계의 깊이를 파도와 섬으로 비유하여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시인은 서로의 존재가 지도에 없는 섬처럼 독립적이면서도 서로에게 다가가야만 진정한 소통과 이해가 가능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파도는 "숨과 숨이 마주치는 시간"으로 묘사되며, 이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호흡의 리듬과 긴장을 상징합니다. 시는 대화를 넘어서는 감정적 교감을, 특히 사랑과 상호 의존성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고 있습니다. 2) 형식적 구조 분석 이 작품은 시어들이 단문으로 구성된 자유시 형식으로 쓰여졌으며, 각각의 구절이 독립적으로 의미를 강조하는 역할을 ..
2024.11.27 -
"익선동 골목에 깃든 서울의 추억과 서정_정현숙의 『익선동 골목』
[익선동 골목][정현숙, 2023 시민공모작] 1) 내용적 맥락 분석주제 및 의도: 이 시는 서울의 익선동 골목에서 느껴지는 시간의 흐름과 장소성, 그리고 추억의 여운을 중심으로 형성됩니다. 옛 골목을 현대적 시각에서 바라보며 과거의 정취와 현재의 변화를 교차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낮달"과 "낡은 세월" 같은 시어를 통해 익선동의 정감 있는 분위기를 드러내려는 시인의 의도가 엿보입니다.사회문화적 맥락: 익선동은 전통적인 한옥과 현대적 생활이 공존하는 곳으로, 이 시는 그러한 이중성을 포착하여 도시화 속에서도 살아남은 옛 정서와 사람들의 기억을 재조명합니다.2) 형식적 구조 분석구성 방식: 이 시는 짧은 2연으로 나뉘며, 각 연은 익선동의 공간적 요소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합니다. 첫 번째 연은..
2024.11.25 -
관악산에서 만난 가을_전병덕의 [가을 이별]"
[가을 이별][청운 전병덕, 2024년 10월 26일] 1) 내용적 맥락 분석 이 시의 중심 주제는 ‘가을과 이별의 비유적 표현’으로, 계절의 변화와 함께 찾아오는 이별의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관악산의 기슭에서 만난 가을 풍경이 시인이 느낀 이별의 징조와 상징적으로 결합되었으며, 이는 자연 속 변화의 순환을 통해 이별의 불가피성과 수용을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나무들이 "엄동설한을 준비"하며 이별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계절의 무상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인간 관계에서의 체념과 수용의 필요성을 암시합니다. 2) 형식적 구조 분석 전체 시는 자연스럽게 흐르는 연과 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속적인 이미지와 짧은 행을 통해 변화의 흐름과 점진성을 강조합니다. 특히 "푸르던 나무들," "녹색의 경계..
2024.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