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산불 발생! 경북·지리산 산불 원인과 대피 요령

2025. 3. 28. 07:00경영과 리더십

산불의 위력, 그리고 국가의 책임

2025년 3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단기간에 경북 북부와 강원, 경남까지 확산되며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 산불은 안동, 청송, 영양, 영덕을 거쳐 울진과 강원 삼척, 그리고 경남 산청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졌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면적만 3만4000헥타르에 이른다. 이는 서울시 면적 절반을 넘는 규모로, 단일 산불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피해다.

3월 27일 새벽 경북 의성군 옥산면 신계2리 야산의 산불이 산등성이를 따라 마을을 향해 번지고 있다 [동아일보]


강풍이 만든 재난, 그리고 구조적 문제

산불의 주요 원인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다. 불씨는 수 킬로미터 이상 날아다니며 새로운 화점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방화선조차 무력화됐다. 특히 침엽수림이 많은 지역에서는 불이 더 쉽게 번졌다. 더 큰 문제는 초기 대응의 실패다. 일부 지역에서는 재난문자가 화재가 이미 마을에 도달한 뒤에야 발송됐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대피하지 못하고 희생되는 일도 다수 발생했다.

대규모 피해와 현황

26일까지 사망자는 26명으로 집계됐고,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자다. 부상자도 30명을 넘는다.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지에서는 총 1만8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수천 채의 주택, 농업시설, 송전선, 도로 등이 피해를 입었다. 고속도로와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일부 지역은 통신과 전력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지리산국립공원과 주왕산국립공원처럼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까지 화염에 휩싸였다.

대피하던 車에 화염 덮쳐 3명 사망 26일 경북 영덕군 매정리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가 불에 타 뼈대만 남아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인근 요양원 직원과 입소자들이 차를 타고 산불을 피해 대피하던 중 화염으로 차량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차량 탑승자 6명 중 3명이 숨졌다. 영덕=뉴스1 복사


진행 상황과 향후 전망

정부는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128대, 군·소방 인력 7000여 명을 동원해 총력 대응 중이다. 하지만 연무와 강풍, 낮은 진화율(평균 44%)로 인해 완전 진화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밤에는 헬기 운항이 어려워 지상 인력만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산불은 현재 강원과 동해안 일대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 사건이 주는 교훈

첫째, 산불은 기후위기와 맞물려 점점 대형화되고 있다. 특히 봄철 건조기에는 전국이 언제든 피해지역이 될 수 있다. 둘째,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조기 경보 체계 강화가 절실하다. 재난문자 발송 시점, 대피소 확보, 노약자 구조 시스템 전반에 걸쳐 재점검이 필요하다. 셋째, 진화 장비와 인력 운용의 전문성 강화도 시급하다. 고령자 중심의 진화대 운영은 구조적으로 위험하다.

산불 대처의 원칙

산불 발생 시 대피는 ‘탁 트인 장소’로 신속히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다. 등산로를 따라 이동하며, 계곡처럼 연기가 고이는 곳은 피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창문과 문을 닫고 가스 밸브를 잠근 뒤, 가능하면 지붕과 주변에 물을 뿌려 불씨 확산을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평소에 산불 예방 교육과 훈련이 생활화되어야 한다.



맺으며

산불은 자연재해지만, 피해는 인간의 준비 부족에서 기인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화염과 싸우는 진화 인력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이번 사건이 재난 대응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국민의 생명과 삶터를 지키는 일에 국가가 최우선 책임을 다해야 할 때다.